한동안 나는 일에 몰두해 살았다 하루의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냈고,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집중하는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소음이 멀어졌다 그 몰입의 감각이 좋았다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실감이 들었고, 성취감이 피로를 잊게 했다 그렇게 매일을 일로 채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상했다 일을 끝내도 만족감보다는 공허함이 남았다 머릿속은 늘 복잡했고, 마음은 쉬지 못했다 그때서야 문득 생각했다 나는 열심히 살았지만,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던 건 아닐까.

일에 집중할수록 내 삶의 다른 부분이 조금씩 사라져갔다 누군가의 연락에 답하지 못하고, 약속을 미루는 일이 많아졌다 함께 웃던 시간이 줄어들었고, 내 주변엔 언제부턴가 공백이 생겼다 그때는 그저 바쁘다는 이유로 괜찮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빈자리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일은 나를 채워줬지만, 동시에 나를 비워냈다 나는 일을 통해 성장했지만, 그만큼 삶의 온기를 잃어갔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, 그 물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.
하루를 돌아보면 대부분의 시간은 모니터 속에서 흘러갔다 누군가의 메시지에 빠르게 답하고, 다음 일정으로 옮겨 다니며 숨 쉴 틈이 없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점점 내 마음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됐다 피곤하다는 감정조차 무시했고, 불안함은 단순한 나약함이라 여겼다 그렇게 내 안의 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기만 했다 결국 어느 날, 갑자기 아무 의욕도 나지 않았다 일을 해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, 머릿속이 텅 빈 듯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일이 아니라,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었다.
일은 분명 나를 성장시켜줬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스스로를 돌보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나는 일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스스로를 끊임없이 몰아붙였다 작은 성과에도 더 큰 목표를 세웠고, 쉬는 시간에도 머릿속은 늘 일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쌓아온 노력들이 결국 내게 피로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나를 부지런한 사람이라 불렀지만, 나는 점점 메말라갔다 내가 진짜 원했던 건 일의 성공이 아니라, 일 속에서도 나 자신으로 남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단순한 사실을 깨닫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.
어느 날 퇴근길, 잠깐 고개를 들었는데 하늘이 이상하리만큼 아름다웠다 노을이 물든 그 풍경이 낯설게 느껴졌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런 하늘을 본 적이 있었던가 그때서야 깨달았다 내가 일에 몰두하며 잃어버린 건 시간뿐 아니라 감정이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너무 앞만 보느라 주변을 잊었다 일의 결과는 남았지만, 그 과정 속의 나를 놓쳐버렸다 그 하늘을 바라보며 마음 한구석이 시렸다 그건 단순한 후회가 아니라, 오랜 시간 잊고 있던 감각의 회복이었다.
이제는 일만으로는 하루를 채울 수 없다는 걸 안다 물론 여전히 나는 일을 좋아한다 하지만 일은 인생의 전부가 아니었다 나는 내 삶을 더 넓게 보고 싶어졌다 커피 한 잔의 여유, 친구와의 대화, 아무 이유 없는 산책 그런 것들이 오히려 나를 다시 살아 있게 했다 일은 잠시 멈추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, 잃어버린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속도를 늦춘다 일에 쏟던 집중의 절반을 이제는 나를 돌보는 데 쓴다 그렇게 하루가 조금은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.
돌이켜보면, 나는 일에 몰두하며 많은 걸 얻었지만, 동시에 너무 많은 걸 놓쳤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넬 시간,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할 여유, 그리고 소소한 행복의 조각들 그러나 후회 속에서도 배운 게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마음이 닫히면 삶은 비어간다는 것 이제 나는 일보다 삶을, 성취보다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려 한다 일은 나를 완성시키는 도구일 뿐, 나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다시 일상 속의 작은 순간들을 느끼며 나는 천천히 나를 되찾고 있다 일에 몰두하다 놓쳤던 것들이 결국 내 삶을 진짜로 완성시키는 것들이었음을, 이제야 알게 되었다.
'심리 및 멘탈케어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그만두고 싶다 가 떠오른 순간 (0) | 2025.11.11 |
|---|---|
| 아무 말도 하기 싫던 날의 기억 (0) | 2025.11.10 |
| 아무리 쉬어도 피곤했던 이유 (0) | 2025.11.07 |
| 어린 시절 기억이 위로가 된 순간 (0) | 2025.11.06 |
| 혼자 먹는 밥이 따뜻하게 느껴진 날 (0) | 2025.11.05 |